달성 습지 억새

蓮 姬 2016. 11. 14. 17:17

 

달성습지를 찾았다

서울 다녀온 후의 슬픔을 닦기도 전에

남아있던 신경 줄의 꼬임을 풀지 못해서

덕지덕지 눌어붙은 유쾌하지 못한 주변의 상황들까지

더해서

기절하지 않으려고 찾은 곳

그냥 그냥...

걷고 싶었기 때문에

걸으면 무언가 보이겠지

걸으면 어떻게 기절이야 하겠어라고

 

 

 

오호~ 공사 중 이래

달성습지 탐방나루라 멋지겠군 급환 영 기대 잔뜩

 

 

성서 산업단지 방향으로 가는 길에 달성습지가 있다

이 곳 멀리 가지 않아도

가을을 만날 수 있는 곳

가야지 하고선 미루었더니 늦어버렸어

억새는 은빛 머리칼을 벗은 채 돌아가려 하고 있었어

 

 

그래도 고웁네

참 곱다 멀리 서라도

 

 

화원 넘어가는 자전거 도로

 

 

 

오호라~ 이렇게 조성한단 말이지

근데 언제 다할꼬

아래를 보니 포클레인만이 덩덩덩 거리고 있을 뿐

저 넓은 대지를 언제 다 하지

2015~2018 년까지라 했으니

 

 

 

길...

길이 주는 평온

넉넉함이 끝이 없어 좋은 길

마음 펼 때까지 동무할 수 있어서 좋은

길...

길을 따라 걷는다

 

 

 

달성습지 아래

초록과 단홍이 내려오는 시간이 겹치는 곳

아... 저기 저 평온에 내가 들어간다

 

 

흐음~저곳에 또

나를 누이고

 

 

 

억새의 행진이 주는 공간

 

 

음~~~ 멋지다

 

 

 

가을이 한 걸음 먼저 온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본다

전엔 자전거로 이 곳을 달렸는데

오늘은 걷는다

 

 

무슨 말들을 하는 걸까

바람결에 흔들리는 춤사위를 본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을 걷다 보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