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의 뜻하지 않은 큰 눈이 온 뒤의
멀리서 온 벗과 함꼐
봄 투어를 한다
봄 햇살이 강하게 내려오는 시간이다
홍매화의 고움에 끌려 저절로 옮겨지는 발걸음
고개 들어 반기는 봄 봄이다
눈 이 후
숨어버린 노루귀
겨우 찾은 노루귀는 이렇게 초췌하게 꼿꼿이
햇살 고운 곳에는
복수초가 태연하게 싱싱하게
눈폭탄 맞은 생강나무의 꽃이
눈 멍이라도 들은 듯
분홍의 진달래도
서둘러 햇살 받는다
유독 단홍으로 피어날 명자나무
붉은 입술만큼 예쁜 꽃
다래나무
그닥 예쁘지는 않아도
향에 뻑 가는 다래나무 꽃
향기 아래 한참을 서성인다
눈 밭의 무게에 어쩔까 싶던
수선화도 다시 살아나고
누런 잔디도
푸르게 푸르게 영역을 넓혀가고
수양 벚나무의
늘어진 멋스러움
홍매화 앞에서
가던길 가지 못하고
운용매의 나무가지를
마치 동양화처럼 그려놓았다
하늘 향한
키큰 홍매화를 올려다본다
수목원을 나서
사문진 나루터에서 아점을 해결하고
송해공원으로 향한다
가뭄에 바닥 보이던 호수에
물이 찰랑찰랑
훈풍이 좋은 날에
멀리서 친구가 왔다
실내보다는 봄
공원투어를 하며
오래전의 소통까지를 기억하고
봄 이야기를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