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땐
그래도 자주 했었던
가구 옮기기는
어느 날부터인가
슬슬 겁이 나기 시작
마무리할 자신이 없어서
오랫동안 멈춤 상태였는데
어제
어쩐일로 쉬는 날 오후
이야기 도중 급작스레 결정
옮기기 시작한 것이
오늘까지 뒷정리 중이다
아파트 배관공사로 하여
일부 짐을 이동해야 하는 것이
시발점이 된것이 이유이지만
아들의 도움으로
비교적 쉽게 빨리 할 수 있었고
가구 배치를 새로 하고 나니
피곤한 몸 누워있는데
마치 새집 이사 온 것처럼 흐뭇 깔끔하다
잠을 청하려해도
생활리듬을 타는지 멀뚱멀뚱하니
오지 않는 잠
억지로 누워있으면 뭐하러 싶어
마무리 못한 정리를 하려고 몸을 일으킨다
새벽 두 시
빗소리는 일률적으로
음률 타듯 흐르는 밤
베란다 아래
가로등이 내리고
고여있는 물에 튕기는 빗줄기에 순간 심쿵
아~ 정말 아름다운 지구
아름다운 세상이구나에 혼자서 감동
저렇게 아름다운 것을
여태 몰랐구나...
파도 일렁이는
바다에 튕기는 소낙비와는
또 다른느낌의 감동
이 밤의
새로움에 빠져든다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