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바랜 사진 몇 장
서울을 가려고
바쁘게 준비를 하는 와중에
무엇을 찾으려고 했는진 모르겠지만
서랍을 열었더니
평소엔 눈에 띄지 않던 것이
그 날 따라 불쑥 눈을 파고드는 것이다
기억속의 사진이 주는 시간들
기억조차 가물가물 해지는데
나...서 있는 시간의 무게는 깊다
돌아보는 시간도...
퇴색된 사진만큼이나 흐린데
추억과 그리움이 되어버린 시간은
저 먼 강을 건널 수 없는 시간에 머물고...
백 일 사진에서
나의 모습을 떠 올릴 수 있다
아버지... 어머니...
빛바랜 사진을 보면서 기억 속으로 들어갔더니
엄격하고 무서운 기억으로 남아있는 아버지의 기억
언제나 알뜰하시고 사람좋기로 소문난 어머니의 기억...
부산의 금강공원이라고 사진뒤에 적혀 있는 것을 보니
나들이 가서 찍은 사진인 것 같으..
보고싶다... 보고싶다...
눈물이 날 만큼 보고싶다...
되돌릴 수 있는 것 은 없지만
빛바랜 사진 한 장으로
깊은 그리움과 추억속에 빠져 허느적 거린다
보고싶다... 보고싶다...보고싶다...